큐레이션

마당을 사이에 두고 따로 삽니다 — 부모님 집 24평, 우리 집 15평 모듈러 두 채

유닛하우스 매거진· · 읽는 시간 약 6분
마당을 사이에 두고 따로 삽니다 — 부모님 집 24평, 우리 집 15평 모듈러 두 채

같이 살자는 말이 늘 한 번에 끝나지 않는 이유

부모님과 같이 살자는 이야기, 대부분의 가족이 한 번쯤은 나눕니다. 그리고 많은 경우 조심스럽게 미뤄집니다. 미뤄지는 이유는 대체로 같습니다. 방을 하나 더 둘 수 있느냐가 아닙니다.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서로 다른 두 세대가 같은 현관과 같은 주방을 편안히 나눠 쓸 수 있을까 — 여기서 멈춥니다.

그래서 합가를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은 "넓게"가 아닙니다. "따로, 그렇지만 가깝게"입니다.

이 바람은 한 채를 크게 짓는 방식으로는 잘 풀리지 않습니다. 한 채 안에서 두 세대를 나누려면 사이에 복도를 놓고 문을 더 달아야 합니다. 복도로 쓰는 만큼 각자의 방과 거실은 좁아집니다. 그렇게 나누어도 두 세대는 여전히 같은 현관으로 드나듭니다.

두 채를 마주 보게 놓고, 사이를 마당으로 비웠습니다

경기 양주. 이 대지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정한 것은 면적이 아니라 거리였습니다. 본채 H-24와 별채 T-15를 마주 보게 앉히고, 그 사이를 마당으로 비웠습니다. 두 채 사이의 이 빈자리가 이 집에서 가장 오래 고민한 공간입니다.

벽 하나를 사이에 두면 옆에서 나는 소리와 인기척이 그대로 건너옵니다. 마당 하나를 사이에 두면 서로의 모습은 보이지만 소리는 부드럽게 잦아듭니다. 같이 살되 붙어 살지는 않는 거리. 그게 이만큼입니다.

본채 H-24 — 부모님이 머무는 집

본채는 9평 모듈 두 개와 6평 모듈 하나, 모두 세 덩어리로 구성했습니다. 부모 세대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집이라, 오래 앉아 있는 자리에 빛이 들고 마당이 보이도록 하는 데 시간을 들였습니다.

모듈 세 개를 H자로 묶고, 가운데를 비웠습니다

세 덩어리를 일렬로 이으면 집을 가로지르는 긴 복도가 생깁니다. 복도로 쓰는 면적은 거실이나 방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. 그래서 세 모듈을 H자로 묶고, 가운데를 하늘로 열린 안마당(중정)으로 비웠습니다.

방에서 방으로 갈 때는 이 마당을 둘러 갑니다. 덕분에 같은 면적에서도 바깥과 맞닿는 벽면이 늘어나고, 그만큼 빛과 바람이 드는 자리가 많아집니다.

거실 한 면을 통째로 마당에 열었습니다

거실은 한 면을 통째로 창으로 열어 데크와 마당까지 이었습니다. 부모 세대가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자리입니다. 여기 앉으면 마당 건너 자녀 세대의 기척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.

안방에도 마당으로 나가는 문을 따로 두었습니다. 거실을 거치지 않고 커튼만 걷으면 바로 데크입니다. 이 집에서 "가깝게"를 맡고 있는 것은 이렇게 마당 쪽으로 열어둔 면들입니다.

별채 T-15 — 자녀 부부가 머무는 집

별채는 9평 모듈 하나와 6평 모듈 하나, 두 덩어리로 구성했습니다. 9평에 주방과 거실을, 6평에 방과 욕실을 담았습니다. 본채에 딸린 별동이 아니라, 처음부터 한 채의 집으로 설계했습니다.

현관부터 따로입니다

별채에는 독립 현관을 두었습니다. 드나드는 길이 본채와 겹치지 않습니다. 늦게 돌아오는 저녁에도, 손님을 맞는 주말에도 서로의 생활 시간을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.

합가를 이야기할 때 자녀 세대가 가장 조심스러워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. 함께 살기로 했는데 내 집이 아니라 곁방처럼 느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. 현관을 따로 내는 것만으로 이 걱정은 상당 부분 정리됩니다.

15평 안에 집 하나가 다 들어갑니다

주방과 거실, 방과 욕실이 모두 별채 안에 있습니다. 밥을 짓고 씻고 자는 일이 본채를 거치지 않고 끝납니다.

별채를 이렇게 완결시킨 이유는 단순합니다. 하나라도 본채에 기대어 있으면, 그 하나 때문에 매일 서로의 시간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.

모서리를 창으로 열고, 그 앞에 책상을 두었습니다

거실 한쪽 모서리는 두 면을 창으로 열었습니다. 벽이 꺾이는 자리가 창으로 바뀌면 같은 면적이라도 시야가 훨씬 멀리 나갑니다.

그 앞을 책상 자리로 잡았습니다. 재택근무를 하든 취미를 하든, 집 안에서 가장 오래 앉아 있게 되는 자리를 가장 밝은 곳에 둔 것입니다. 나머지 벽면은 붙박이장으로 채워 따로 가구를 들이지 않아도 되게 했습니다.

두 채로 지어도 공사가 두 배가 되지는 않습니다

두 채를 따로 짓는 일은 현장 건축에서는 쉽게 권하기 어려운 선택입니다. 기초 공사를 두 번 하고, 골조부터 마감까지를 두 갈래로 관리해야 합니다. 현장이 열려 있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집니다. 마음으로는 두 채가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"그러면 한 채로 하자"로 돌아서게 되는 자리가 대개 여기입니다.

모듈러는 이 대목을 조금 다르게 지나갑니다. 모듈은 공장에서 만들어져, 거의 완성된 상태로 대지에 도착합니다. 현장에서 하는 일은 모듈을 앉히고 서로 잇는 작업으로 줄어듭니다. 한 채든 두 채든 공장에서는 만드는 모듈 수가 달라질 뿐입니다. 현장에서 늘어나는 것도 기초와 이음부 정도이지, 공사 전체가 두 배가 되지는 않습니다. 두 채로 하자는 생각이 비용과 일정 앞에서 뒤집히지 않는 이유입니다.

본채와 별채, 각각의 시작가

이 24평 본채 구성은 1억 5,411만 원부터, 15평 별채 구성은 1억 58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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